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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09. 19Poetiary 2009. 4. 2. 23:40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 피천득 님의 '인연' 중에서
인연은 짧다. 또 잦다.
사람 만나고 헤어지는 게 인생이라고 하지 않던가.
난 그 동안 길게 만날 사람에게 관심을 더 쏟고
짧게 만날 사람에게는 소홀히 하지 않았는가 한다.
길을 물어보는 사람과의 짧은 인연처럼 너무 잦은 나머지
소중함을 자꾸 잊어버리게 되는 물과 공기 같은 인연들,
그리워하는데도 현재의 순간들에 떠밀려 지나가고 지나왔다.
여유 없이. 의미 없이.
머리 위에 작대기(계급장) 하나 더 긋는 것을
더 없이 소중하고 의미 있게 생각했던 자신이 부끄럽다.
때론 몸이 지쳐 피곤하고 힘들어 신경 쓰지 못 했다고 변명했었지만,
앞으론 다르련다.
정신력으로, 숨어 있는 에너지로 짧은 인연을 위해 과로하련다.
젊음이란 얼마나 큰 여유인가. 오늘 같은 생각도 다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