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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좀 더 멋진 생각
    Essays 2008. 4. 2. 20:55

    <강원대학교의 겨울 중 한 장면>
    아침마다
    삶은 눈처럼 내린다.
    그것은 꼭 아침이라야 한다.
    초겨울이어야 함은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낙엽과 첫눈이 만날 때 즈음
    앙상 말라 더 높아 보이는 나무 꼭대기의 까치 둥지처럼
    그것은 꼭 그럴 때만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다.
    내 입처럼 모락모락 끝없이 김을 내뿜는 하수도에 대한 동질감이나
    까치 우는 소리와 히터의 스팀 소리의 상관관계 같은 이질감,
    그리고 전후자 틈틈에 끼어 있는 존재들에 대한 크고 작은 이미지를 말이다.

    때묻은 자신도 남도 눈처럼 투명하게 보이는 시간,
    영화 같은 깨끗한 사랑을 소복소복 쌓아갈 수 있을 듯한 느낌,
    군데군데 파릇파릇한 잔디가 남 같지 않다.

    2003.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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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고.
    입대하기 한 달 전, 아침에 썼다.
    초겨울, 아르바이트 장소로 출근하기 위해 강원대학교 캠퍼스를 매일 지나 다녔다.
    (당시 인문대학 행정실에서 한 달 간 일했다.)

    아침마다 느끼는 건 삶의 순수한 조각들.
    소박하고 투명한, 순수한 느낌의 시선을 가질 수 있었기에 고마운 시간이었다.
    밑도 끝도 없이 때묻고 있지만, 요즘도 순수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나.
    세상 물정 모르는 순수함이 아닌, 넓고 따뜻한 마음을 갖기 위해 계속 노력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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