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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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쓴 글을 시라고 읽는 것Poetiary 2010. 1. 16. 17:19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시를 썼다. 뭐 시처럼 글을 썼다. 윤동주님의 '서시'는 내게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멋진 영상과 웅장한 음악이 섞인 스케일 큰 영화보다 더 크고 넓고 꽉 차는 무언가를 가슴에 남기고 생각하게 해주었다. 이 만큼 멋진 시를 쓸 수 있다면 소원이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후 내가 쓴 결과물들은 쓰는 족족 다른 시와 비교하는 속좁은 내 마음 만큼이나 형편 없었다. 써놓고 혼자 좋아할 뿐 이내 사라지는 꽃다발의 향기처럼 퍼지지 않았다. 십여 년 후 Kimberly Kirberger님의 'If I knew'를 만났다. 솔직하고 담백한 生의 이야기, 아름다웠다. 그리고 난 다시 글을 쓰고 있다. 스스로 쓴 글을 '시'라고 읽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무엇이 이토록 부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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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2Poetiary 2009. 10. 2. 18:15
바라는 게 참 많은 나는 그대가 오늘 아침 내 목소리로 눈을 떠 나를 향한 그리움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저 멀리 세상과의 여행에서 돌아와 낮 동안의 아리고 저미었던 추억마저도 그대와 함께 모두 내 안으로 돌아와 편히 눕길 바래요. 바라는 게 참 많은 나는 그대를 미소 짓게 하는 저 푸른 하늘에 온 시선을 쏟아 칭찬하고 그대를 치료하는 사랑스런 아이를 두 팔과 가슴을 열어 안아 주고 그대를 기쁘게 하는 연극 배우에게 모든 재물을 털어 주고 그리고 그대에겐 다 주고 하나 남은 이 마음을 줄 테요.